홈플러스 위기, 27년 유통 역사의 종착역인가 반전의 서막인가
대한민국 유통업계의 거대한 한 축을 담당해 온 홈플러스가 창사 이래 최대의 홈플러스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2026년 4월 현재, 홈플러스가 마주한 현실은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기업의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벼랑 끝’ 상황입니다.
지난 2025년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투를 벌여왔으나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기만 합니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2026년 5월 4일까지 연장하며 마지막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희망의 신호라기보다 현재 홈플러스가 처한 심각한 한계 상황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제 홈플러스에게 남은 시간은 단 한 달 남짓입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난항과 심각한 유동성 부족
현재 홈플러스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바로 유동성 확보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짜 수익원으로 평가받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하여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매각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대기업들이 줄줄이 인수를 고사하면서, 예상 매각가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 운영사를 비롯한 전략적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있지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완납할 여력이 있는지, 그리고 침체된 조직을 정상화할 경영 역량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합니다.
결과적으로 5월 기한까지 유의미한 홈플러스 매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법원의 신뢰를 잃고 최악의 시나리오인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입니다.
재무 구조 악화의 근본적 원인 2가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홈플러스의 재무 구조가 처참하게 망가진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인수 방식과 이커머스 트렌드 대응 실패를 꼽습니다.
1. 사모펀드 인수로 인한 과도한 부채와 투자 여력 고갈
과거 인수 당시 막대한 차입금을 활용한 차입매수(LBO) 방식 탓에, 홈플러스는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이자와 매장 임대료를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힘들게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고스란히 금융 비용으로 빠져나가면서, 정작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곳에 쓸 투자 여력은 완전히 고갈되고 말았습니다.
2. 이커머스 공세와 변화하는 유통 시장 대응 실패
자금이 묶인 그 사이,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은 급격하게 온라인으로 이동했습니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강자들이 파격적인 물류 혁신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는 동안, 홈플러스는 재무적 부담에 발이 묶여 적절한 대응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뒤늦게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강화하고 ‘메가푸드마켓’으로 매장을 리뉴얼하는 등 사활을 걸었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내부 임금 체불 문제와 무너지는 협력업체 신뢰
이러한 재무적 위기는 결국 내부적인 고통으로 뼈아프게 전이되고 있습니다. 현금이 마르면서 급기야 직원들의 급여가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지난 3월 급여가 일부만 지급되는 등 임금 체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노동조합의 반발은 극에 달한 상태입니다.
내부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뿐만 아니라 외부 협력업체와의 신뢰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납품 대금이 연체되면서 물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상품 경쟁력 약화 → 매출 하락 → 대금 연체 심화’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했습니다. 텅 비어가는 진열대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 또한 싸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회생 기로에 선 홈플러스, 남은 한 달의 운명
정부와 금융권 역시 자금 지원에 극히 신중한 모습입니다. 대형 유통업체의 붕괴가 고용 시장과 지역 경제에 미칠 엄청난 파장을 우려하고는 있으나, 부실한 경영 구조를 국민의 혈세로 지원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든 공은 다시 홈플러스에게 돌아왔습니다.
오는 2026년 5월 4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에는 단순한 희망 고문이 아닌, 확실한 자금 조달 증빙과 구체적인 수익성 개선안이 반드시 담겨야 합니다.
지금의 홈플러스 위기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고 점포 몇 개를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왜 이 기업이 시장에 존재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마지막 시험대에 서 있습니다. 과연 27년간 대한민국 장바구니 경제를 책임졌던 홈플러스가 극적인 기업회생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거대한 유통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남은 한 달이 홈플러스의 운명을 결정지을 골든타임이 될 것입니다.